연재 썸네일형 리스트형 [1인분 영화] ‘반쪽의 이야기’ – 괜찮은 그림이 훌륭한 그림이 되는 이야기 (상) (2020.07.01.) (...) 사랑 영화도 아니고 퀴어 영화도 아닌데 하이틴 로맨스 영화이고 흔한 이야기는 아니라니. 정말 제목처럼 이야기의 반만 꺼낸 셈입니다. 글 제목의a 뜻에 대해서도 아직 말하지 않았네요. 이 정도면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려낸 것 같습니다. 는 사랑이 그렇게 숭고하고 대단한 게 아니라고 말하는 영화입니다. 실은 아주 엉망이고 제멋대로인 게 사랑이라면서요. (“Love is messy and horrible and selfish …and bold.”) (...) [1인분 영화] 7월호 첫 번째 글을 구독자 이메일로 보냈다. '괜찮은 그림이 훌륭한 그림이 되어가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쓴 글의 상편. 넷플릭스 영화 (The Half of It, 2020)를 다뤘다. 더보기 [1인분 영화] ‘비포 선라이즈’ – 모두가 나쁜 사람이 아니게 되는 곳에서 (2020.06.29.) (...) 에는 제가 좋아하는 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만약 신이 있다면 너와 내 안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사이에 있을 거야. 원문은 이렇습니다. “I believe if there's any kind of God it wouldn't be in any of us, not you or me but just this little space in between.” (...) 그 말을 들은 ‘제시’는 한동안 말을 잇지 않고 가만히 ‘셀린’을 미소와 함께 바라봅니다. 어느 골목길. 아침 기차를 타야 한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고 알지도 못하는 그 순간. 아마 ‘제시’는 지나온 그 하루의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며, 눈앞에 있는 ‘셀린’이 참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며, 그리고 이 하루가 최대한 길.. 더보기 [1인분 영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 이 폭탄은 누가 터뜨렸나 (2020.06.26.) (...) 영화가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굳이 들춰내어 언급하는 것이 그리 필요하거나 효과적인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러니 영화가 말한 것에 대해서도 말할 차례다. 마고 로비가 연기한 폭스 뉴스의 협력 프로듀서 ‘케일라 포스피실’은 언급한 바와 같이 실존 인물이 아니라 당시 폭스 뉴스의 여러 직원들을 참고한 가상의 캐릭터다. 이 경우 참고한 대상이 있는 실존 인물 기반 캐릭터보다 가상 인물은 명확한 목적에 의해 작가가 창조한 인물이므로 더 중요하다. 옆자리 동료 ‘제스’(케이트 맥키넌)에게 “어떻게 폭스에서 일하면서 집에 힐러리 포스터를 붙여놓을 수 있느냐”라고 말하기도 하는 ‘케이트’는 ‘메긴’과 ‘그레첸’보다 더 젊은 연령과 짧은 경력의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영화 내내 나머지 두 사람과 비교되기도 한.. 더보기 [1인분 영화] ‘다크 나이트’(&‘킬 빌 – 1부’) – 극장에서, 몇 번이고 다시 극장에서 (2020.06.24.) (...) 수많은 영화들이 재개봉하고 심지어 이미 재개봉한 적 있는 영화가 ‘또’ 재개봉하기까지 하는 건 그만큼 좋아하는 영화를 극장에서 다시 만나는 일에 대해 적지 않은 관객들이 그 가치를 알고 있고 경험으로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2017년 7월 12일 수요일, 엔딩 크레딧이 완전히 올라간 오후 3시 27분. CGV 영등포 스타리움관 H열 36번 좌석에 앉아 있던 나는 그렇게 몇 백 편의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새삼스럽게 ‘이게 영화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서두에 쓴 라면 몰라도, 는 극장이 아니더라도 여러 플랫폼을 통해 이미 보신 분이 많을 것이다. 굳이 IMAX가 아니어도 좋다. 아직 가 ‘극장에서 본 영화’의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이번 기회에 거기 포함시켜 보시면 좋겠다. 나도 한.. 더보기 [1인분 영화] '걸어도 걸어도' - 전화 자주 하고 (2020.06.22.) (...) ‘료타’의 아버지는 전날 이런 말도 한다. “가끔은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목소리라도 들려드려라.” 이 말은 영화에도 소설에도 모두 있는데, 이 대목 때문에 나는 모임 자료를 준비하다 말고 불쑥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는 나른한 잠에서 덜 깬 목소리와 반가운 목소리가 섞인 투로 전화를 받았다. 역시나. 아빠도 영화 속 아버지와 같은 말을 했다. “뭔 일 있으면 전화하고, 엄마한테도 전화 자주 하고.” 아빠의 말투라는 게 대체로 그렇다. “전화 자주 해.”라고 하면 문장을 끝맺는 것 같아서 그런지 “전화 자주 하고,” 아니면 “전화 자주 하고…”쯤 되는 의미로 항상 그렇게 말씀하신다. 늘 몇 마디 안 하고 끊는 것 같아 일부러 이 얘기 저 얘기를 했지만 이날의 통화도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 더보기 [1인분 영화] ‘아이리시맨’ – 무엇이 영화였고, 영화이며, 영화일 것인지 (2020.06.19.) (...)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구성 요소는 단지 그런 사건과 인물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방법으로 담아내는가 하는 데 있다. 딱 지나가던 행인들이 목격할 수 있을 만한 정도의 거리를 두고 의 카메라는 ‘프랭크’의 투박하고 거친 폭행을 한동안 지켜본다. 그건 곧 관객의 시선이기도 하다. 은 스코세이지 감독의 20세기 역작들과 달리 활력과 카리스마보다는 쓸쓸함과 씁쓸함을 가득 풍긴다. 영화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프랭크’는 미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지나며 자신이 몸담았던 일이 그 중심에 있었음을 회고하지만 정작 ‘프랭크’는 진정한 주인공이 아니라 말단 행동대원 정도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조직의 2인자 같은 인물이 되기는 했지만 그는 시종 수동적이고 견해를 드러내지 않는다.. 더보기 [1인분 영화] '에어로너츠' - 광활한 하늘을 바라보기만 하지 않은 사람들 (2020.06.17.) (...) 는 두 가지를 동시에 다룬다. 당시 인간이 누구도 도달해본 적 없는 높이를 초 단위로 갱신해가며 마셔본 적 없는 공기를 경험하는 ‘어밀리아’와 ‘제임스’ 두 사람이 실시간으로 마주하는 변덕스럽고 끝없이 펼쳐진 하늘의 모습, 그리고 ‘어밀리아’와 ‘제임스’가 서로의 여정을 함께하게 되기까지의 과정. (다행스럽게도 이것은 로맨스로 귀결되지 않는다.) 전자는 인포그래픽을 활용해 열기구가 지상을 벗어난 경과 시간과 현재 높이를 알려주는 등 동시성을 강조하지만 후자는 전자에 수시로 플래시백을 통해 끼어든다. ‘끼어든다’는 표현이 그렇게 이질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차라리 2년 전으로부터 시작해 영화 중반부터 ‘어밀리아’와 ‘제임스’가 함께 날아오르는 여정을 출발시켰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물론.. 더보기 [1인분 영화] ‘#살아있다’ – 살아남기가 아니라 살아있기를 위한 조건 (2020.06.15.) (...) 는 세상을 구하는 영화도 아니고 좀비의 원인을 규명하는 영화도 아니며 단지 생존의 조건에 관해 묻는 영화다. 홀로 고립된 아파트에서, 구조대가 올지 안 올지 아니 다른 생존자가 있는지 여부조차 불명인 상황에서 사람은 어디까지 견딜 수 있나. 그래서 영화에는 다양한 ‘살아있음’의 조건이 언급되거나 등장한다. 온기를 나눌 가족 혹은 타인의 존재, 먹고 마실 것, 그리고 무엇보다, 희망. 나 말고도 누군가 살아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기도 하며 생사를 모르는 가족이 아직 살아 있다는 희망이기도 한 동시에 이 재난으로부터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기도 하다. 그러니 좀비인 자들은 ‘한때 살아있었’지만 이제는 사람이 아닌 존재들인 것이고. ‘준우’(유아인)와 ‘유빈’(박신혜)이 서로 나누는 대화 중.. 더보기 [1인분 영화] ‘테넷’ – 그 일은 아직 벌어지지 않았다 (2020.06.12.) (...) 영화의 공개된 예고편 중에는 존 데이비드 워싱턴이 연기한 인물이 “It hasn’t happened yet.”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은 최초 예고편 공개 역시 온라인이 아닌 극장을 통해 먼저 진행했고, 12월 (2019) 북미 개봉 당시 현지 IMAX 상영관을 통해 약 6분 정도의 프롤로그를 공개하기도 했다. 철저한 보안 유지로 세부 내용에 대해 별로 알려진 바가 없는 작품이라 의 주목도는 여느 신작보다 더 높은 상황. 예고편 번역 정도를 제외하면 아직 본격적인 개봉 준비에 들어가지 않은 국내에서도 7월 개봉 여부는 불확실하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꼭 예정된 시기에 ‘극장’에서 이 상영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영화 한 편이 사람들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주.. 더보기 [1인분 영화] ‘내언니전지현과 나’ – 행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0.06.10.) (...) 소위 ‘버려진 게임’ 세계 안에 여전히 남아 자신의 기록을 지속하고 있는 감독의 발자취와 이야기 하나하나에 매료되었다. 라는 영화의 존재를 뒤늦게 안 나는 인디다큐페스티발을 놓쳐 이 작품을 보지 못했다. 이 영화를 직접 만나볼 기회가 생길 수 있을까. 이 흔적들을 계속해서 살피는 동안 아직 만나보지도 못한 영화에 이미 깊숙하게 매료되었다. 이 마음은 제목에서부터 이미 느꼈다. ‘내언니전지현’은 감독의 게임 속 캐릭터 닉네임인데, 그 이름과 ‘나’는 동일인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할 것이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 세계 속 자신과 세계 밖(현실) 자신을 동일시하기도 하지만 별개인 것으로 구분 짓기도 한다. 는 그 ‘따로 또 같이’인 ‘나’들 사이에서 자신의 현재를 찾기 위한 진행형의 기록이겠다... 더보기 이전 1 ··· 6 7 8 9 10 11 12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