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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김민철 , 김민철 (미디어창비, 2021) 광고회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남자 이름이지만 엄연히 여자”(저자 소개 중) 현재 시점의 저자가, 과거 시점의 저자로 돌아가 현재 즉 과거 시점에서의 미래를 지시하며 저자 본인은 물론 편지마다의 수신인들, 그리고 독자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 ‘그날 그때 거기’의 기록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와서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편지를 받는 이에게 어떤 간접 경험으로 다가갔으면 하는지에 대한 고려가 담겨 있는 기획이라고 생각했다. : 김소연 시인, 이병률 시인 등 주로 시인이 쓴 여행산문집들을 접해보았는데, 광고업계 종사자가 쓴 여행산문집을 처음 읽어봤지만 서로 비슷한 면이 있다고 느낌. 생각과 감정을 함축적인 언어에 집약하고 그것을 미학적으로 다듬는 글쓰.. 더보기
김동진의 말 02 -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_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I’ll see you down the road.) [영화 (Nomadland, 2020), 클로이 자오] ⠀ 지금 보고 있는 이 영화의 모든 순간을 빼놓지 않고 기억해두고 싶은 마음은 비단 나만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겠다. 그래서 우리는 몰입하고, 그래서 우리는 집중하며, 또 우리는 메모를 하며 영화가 끝난 뒤의 잔영을 생각하고 느끼고 떠올린다. 섣불리 ‘우리’라고 칭하는 일에는 기록하는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생의 어떤 순간을 붙잡아놓고자 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는 마음이 있다. ⠀ 또 ‘우리’는 알고 있다. 모든 순간을 빼놓지 않고 기억해두`는 일이 결코 온전히 가능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몇 번을 되풀이해서 본 영화도, 그것의 모든 컷(Cut)과 신(Scene)을 처.. 더보기
케이트 블란쳇 제작, 5월 26일 개봉 영화 ‘애플’(2020) 리뷰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 (2020)은 그의 필모그래피로 보나 영화의 작법과 소재를 펼치는 개성으로 보나 요르고스 란티모스 영화를 어렵지 않게 떠올리게 한다. 기억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를 우화처럼 만들어내는 데 있어 인물의 기억을 상실시키는 방식으로 그것을 더 깊이 들여다본다. ⠀ 이 정체성이 곧 기억에서 비롯한다는 관점을 지닌 영화라면, 과거를 잊고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가는 일은 영화 속 의사의 제안처럼 '인생을 새로 배우는' 일일까? 기억은 단지 입력된 정보이기만 한 게 아니라 그것들에 관한 감정도 포함된다. 버스 내릴 곳을 잊고 특정한 노래를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어떤 영화 이야기((1997))를 기억하고 이름 모를 낯선 이의 장례식을 보며 눈물 짓는 일이, 꼭 멀어지는 풍경 앞에.. 더보기
우리말 어감사전, 안상순 (유유출판사, 2021) ‘감정’과 ‘정서’와 ‘감성’이 다르며 ‘명징’과 ‘명확’이 다르며 ‘사용’과 ‘이용’이 다르다. 그러니 내게 ‘뜻만 통하면 된다’라든지 ‘쉬운 게 좋은 것이다’ 같은 말은 거의 절대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말 가운데 일부인데, 어떤 것과 어떤 것이 서로 같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 차이를 뚜렷하게 구분하기는 어려운 말들이 분명 있다. 이런 궁리를 하던 중에 『우리말 어감 사전』(안상순, 유유, 2021)을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됐다. 규범적으로 어휘 사용의 맞고 틀림을 엄밀히 나누는 책이라기보다는 30년 넘게 사전을 만들어 온 입장에서 실생활에서의 말의 용례를 따져 보고 각각이 지닌 어감에 있어서의 차이를 살펴보는 책에 가깝다. 예를 들어 상대의 감정을 두고 나도 그러하다고 느낄 때 ‘동감’은 좀 더 단선.. 더보기
'노매드랜드' - 내 4월의 영화 4월에도 신작 영화를 많이 본 편은 아니었지만, 영화 한 편을 골라야만 한다면 내게는 확실하게 (2020)다. 그동안 인스타그램이나 브런치나 팝콘각 유튜브 등을 통해 이 영화에 대해 많이 언급해왔으니 여기선 줄여야겠지만, "기억만 하느라 인생을 다 허비한 것 같다"라는 '펀'(프랜시스 맥도먼드)의 말과, 거기에 대해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고 화답해주는 '밥 웰스'의 말에 오늘도 어떤 위안을 얻었다. 분명 중요했고 각별했으나 일순간 잊고 지냈던 어떤 영화의 잔영들도, 언젠가 내게 다시 (그때와는 같지 않은 의미로) 도착해 있을 거라는 일말의 믿음 같은 것. 휘발되지 않기 위해 글을 쓰지만 어떤 것들은 지나가고 사라져 간다는 것, 그러나 그것이 어떤 의미로는 흘러가는 삶처럼 자연스러운 것이겠다고. 오늘은.. 더보기
현재에서 이야기하는 미래의 사랑: 영화 '이퀄스'(2015) (2011)를 시작으로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영화들은 모두 언뜻 봐도 '사랑 영화'였다. (2017)나 (2019), (2019) 등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다루는 방식과 관점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시간과 기억의 흐름을 중심으로 (주로 남녀의) 사랑을 탐구해온 영화들을 만들었다. 2015년작인 는 필모그래피의 위치상으로도 거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SF의 양상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아직 만나본 적 없고 도래하지도 않은 세계를 판타지의 요소도 가미해서 치밀하게 구성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그리 낯설지 않은 현대적인 풍경 속에서 현재를 사는 관객이 몰두해보고 고민할 만한 화두를 던지기도 한다. 스파이크 존즈의 (2013) 속 손편지 대필 작가 '테오도르'(와킨 피닉스)의 경우라든지,.. 더보기
다시 묻는, '영화'와 '극장':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의 짧은 생각 위의 표는 영화진흥위원회(KOFIC)의 '2021년 3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실린 최근 3년간 1월~3월의 국내 개봉 영화 편수 및 매출액, 관객 수 자료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작년 내내 개봉이 연기되었던 영화들을 포함해 여러 신작들이 극장 문을 두드렸다는 걸 먼저 확인할 수 있죠. 연간 비교가 아닌 3개월 비교라 단순 의미 부여는 어렵지만 일단 3개월의 수치로는 영화의 개봉 편수 자체는 평년 수준과 다르지 않습니다. 당연히 문제는 매출액과 관객 수에 있겠지요. 2020년 1월: 165편, 1,437억 원, 1,684만 명 2020년 2월: 150편, 623억 원, 737만 명 2020년 3월: 154편, 152억 원, 183만 명 2021년 1월: 135편, 158억 원, 179만 명 .. 더보기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영화 '더 파더'에 관한 리뷰의 기록 끼적임. 영화 는 현재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대표적인 영화 시상식으로 꼽히는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포함해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편집상, 미술상 후보로 올라 있는 작품이다. 국내에는 지난 4월 7일에 개봉.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제가 생각한 이 영화의 특징과 우리가 기억할 만한 이야깃거리들을 짧게 풀어봐야겠다. 일단 외적으로 다룰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많이 있다. 배우 이야기부터 할까. 영화의 주인공 '안소니' 역을 맡은 안소니 홉킨스(1937~)는 빼놓을 수 없는 이 시대의 대표적인 명배우 중 한 명이다. 1992년 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2003년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 헌액, 2006년 골든글로브 평생공로상을 수상하는 등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이.. 더보기
해외에서 선전하는 '고질라 VS. 콩' 흥행 성적 외: 2021년 4월3주차북미 박스오피스 한동안 북미를 비롯한 해외 박스오피스를 거의 당연하다는 듯이 살피지 않고 있었는데, 최근 이 작년 여름 보다도 괜찮은 성적으로 제법 흥행 중인 게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간단히 살피는 2021년 4월 3주차(16주차) 북미 박스오피스 1위부터 10위까지 기록. 출처는 BoxofficeMojo.com 이다. *기간: 4월 16일(금) ~ 4월 18일(일) 1위: *순위 변동: -*주말 수익: 770만 5,000달러*누적 수익: 8,051만 5,427달러*극장 수: 3,001개*관람 등급: PG-13*개봉일: 3월 31일*개봉 주차: 3주*배급: 워너(Warner Bros.) 워너의 이 북미 개봉 3주 연속 1위다. 현재 누적 수익은 8천만 달러를 넘어서 작년 여름 이 기록한 5,845만 달러를 이미 추월했.. 더보기
5,000개의 에버노트 지금껏 주로 쓰고 있는 기록 도구인 ‘에버노트’의 첫 번째 노트는 2012년 7월 12일에 쓰였다. 마지막 노트는 2021년 4월 17일에 쓰이고 있다. 노트의 수가 총 5,016개를 가리키고 있으니 산술적으로는 하루 평균 1.56개의 새 노트가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실질적으로 영화 기록을 처음 시작한 건 2013년 7월부터의 일이므로, 이 수치에는 약간의 부풀려짐이 있다. 게다가 다수의 노트는 별 쓸모없는 일기에 가깝거나 책에서 읽은 말들을 옮겨 담아두는 등 직접 쓰지 않은 것도 포함된다. 그렇다 해도, ‘새 노트’ 버튼을 누르는 오천 하고도 열여섯 번의 행위들이 결국 지금의 내 일부이자 어쩌면 거의 전부에 가까운 무엇이지 않을까. ⠀ 첫 번째 노트는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리더스북, 2011)..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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