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영화 '모리타니안'(2020) 간단 후기 '낸시'(조디 포스터)와 '테리'(쉐일린 우들리)가 법정으로 향하는 두 번의 신. 앞의 신은 럼스펠드와 부시의 사진이 걸려 있고 뒤의 신은 바이든과 오바마의 사진이 걸려 있다. 그리고 둘 다 굳이 원경에서 잘 보이도록 촬영돼 있다. 비선형적으로 촘촘하게 짜인 플롯에서 둘은 당연히 (자막과 더불어) 시간적 배경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하나의 장치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질문을 던진다. (2020)이 다루는 문제는, 게다가 그 대상이 미 합중국 정부인 문제에 대해서는 부시 행정부든 오바마 행정부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영화가 끝나고도 이것은 전 세계 어디서든 어떤 방식으로든 진행형인 사안을 포괄한다. 단순하지 않지만 때에 따라 단순해지기도 하는 문제를, 납득할 만하게 다층적인 방식으로 은 잘.. 더보기 이와이 슌지 영화 '라스트 레터'에 관해 더 생각해보고 싶어서 는 단 한 권의 소설 밖에는 쓰지 못한 실패한 소설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가 실패했다고 하는 것은 전적으로 온당하지 못하다는 게 의 시각이기도 하다. 여태껏 단 한 권의 소설만 썼지만 그는 거기에 모든 이야기를 바쳤고 그것을 여전히 쓰고 있다. 영화에서 그는 총 세 번에 걸쳐서 누군가로부터 자신의 책에 사인해주기를 요청받는데, 그 세 번은 첫 번째에서 세 번째로 갈수록 더 중요해진다. 요컨대, 가장 거리가 멀고 중요하지 않은 독자로부터 가장 가깝고 중요한 독자에게로. 한 명의 독자가 있는 한, 그의 소설은 중요한 소설이고 그것을 쓴 사람은 세상 단 하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 소설가다. https://brunch.co.kr/@cosmos-j/1223이와이 슌지의 '편지'는 계속해서 쓰이는 중이다.. 더보기 주말에 만난 김연수의 문장들 "지금은 물론 서씨라는 사람에 대해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다. 굉장히 모호하고 시시때때로 엇나가는 감정이다. 이제 그는 서씨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에 그는 분명히 이상의 데드마스크를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서씨였다. 이관장도 인정하지만, 서씨로서의 그에게서 우리는 어떤 부조화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그가 완벽하게 이상 숭배자를 형으로 가진 서씨라는 인물을 흉내냈다고 하더라도 그는 바로 서씨 자신이다. 왜냐하면 이상에 대해 말할 때의 그 뜨거움을 그토록 흉내낼 수 있다면, 그를 가짜라고 일컬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뜨거움이 진짜였는지 가짜였는지 확인할 길이 이제 사라졌지만, 그런 종류의 뜨거움이라면 누구도 진위를 가려낼 수 없다. 만약 어떤 배우가 완벽하게 무대 인물로 바뀌었을 때, .. 더보기 공연실황 영화 '잃어버린 얼굴 1895'(2021) 리뷰 (2021)는 2013년 초연돼 2020년 7월 4연 막을 올린 동명의 창작가무극 실황을 담은 작품이다. '1895'라는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과 달리 '명성황후'와 을미사변 자체보다는 가공의 인물인 '휘'와 '선화'에 더 무게가 실렸다는 인상을 주면서도 전체의 중심을 지탱하는 것은 차지연이 연기한 '명성황후'가 된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온다. 코로나 19로 인해 작년 4연 당시 공연 기간이 예정보다 짧아졌다는 점에서도 2021년에 만나는 실황은 한층 더 일상 바깥의 것으로 느껴지는 면도 있다. 사진사 '휘'의 시점에서 재생되는 과거. 지난 일은 그대로 박제돼 있지 않고 생각과 해석의 주체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재소환된다. 왜 '명성황후'에게는 고종과 달리 공인된 사진이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을까, 하는 상.. 더보기 넷플릭스 영화 '펭귄 블룸'(2020) 리뷰 - 나오미 왓츠 주연 (...) "당신 괜찮아?"라는 물음에 "다시는 그런 질문 하지 마"라고 간신히 답할 수밖에 없었던 이가 있다. 행복했던 순간 예고 없이 찾아온 사고. 바로 그 날 이후 그의 삶은 달라진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이제는 돌아갈 수도 없고 더 나아질 리도 없다고 체념했을 때. 살아 있다는 것이 짐이라고 여기게 되었던 때. 계절이 바뀌듯 꽃이 필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이것은 그런 이야기다. 넷플릭스 영화 (2020)은 작중 '샘 블룸'(나오미 왓츠)의 남편이자 사진작가인 '캐머런 블룸'이 (작가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와 공저한) 집필한 동명의 논픽션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원작자인 샘과 캐머런 부부가 제작자(executive producers)로도 .. 더보기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 리뷰(2021년 3월 3일 개봉) https://brunch.co.kr/@cosmos-j/1217내밀하고 진솔한 경험이 우리 삶의 놀라운 찬가가 되다영화 '미나리'(2020) 리뷰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다. 그의 에세이집 『걷는 듯 천천히』(문학동네, 2015)에는 창작과 스토리텔링에 대한 그의 생각을 헤아릴 수 있는 일brunch.co.kr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다. 그의 에세이집 『걷는 듯 천천히』(문학동네, 2015)에는 창작과 스토리텔링에 대한 그의 생각을 헤아릴 수 있는 일화가 등장한다. 그는 다큐멘터리 방송사 신입 PD이던 때, 한 선배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시청자라는 모호한 대상을 지향해 방송을 만들면 결국 누구에게도 가닿지 않는다. 어머니라도 애인이라도 좋으니 한 사람.. 더보기 영화 '미나리'(2020) - 새로운 삶의 터전에 뿌리내리기 척박한 환경에 식물이 뿌리를 내리는 과정은 가족이 낯선 곳에 정착하는 과정과 닮았다. '여기가 확실하다'라고 믿었던 곳이 정작 물을 다른 데서 끌어와야 할 만큼 비옥하지 못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리를 잘못 찾으며 또 어떤 경우, 아니 많은 경우에는 불가항력적인 일들이 시련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2020)가 사적인 이야기를 바깥으로 끄집어내는 과정은 오직 그 작고 고유한 세계에 머물기를 택함으로써 일어난다. 영화 속 대부분의 일들은 지역 사회가 아닌 가족 구성원 안에서 일어나며, 그것은 감독의 유년이었을 '데이빗'의 시점이면서도 그의 성장을 지켜보고 함께했을 가족 모두를 보듬는 방식으로 일어난다. ⠀ 영화를 한 번 본 것이 오늘이었고, 어떤 대사 한마디를 다시 듣기 위해 어느 날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싶.. 더보기 각자의 진실한 거짓들이 서로 공존하는 방법: 영화 '페어웰'(2019) 리뷰 (...)이것은 할머니를 속이는 것인가. (작중 미국에서는 이것이 불법이라는 것이 언급되기도 한다.)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것은 과연 있나. 은 이와 같은 상황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몇 가지 추가적인 사실들이 더 밝혀지거나 언급된다. 예를 들어 가족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할머니 '나이 나이' 역시, 과거 남편의 질병에 대해 지금 가족들이 하고 있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대했던 적이 있다. 영화의 중심인물인 '빌리' 역시, 자신의 커리어와 관련된 어떤 일 하나를 가족에게 '걱정시킬까 봐' 일부러 말하지 않는다.영화 초반에는 '빌리'가 중국으로 돌아오기 전, 가족들과 나누는 식사 중 대화 장면이 짧게 지나간다. 반려 고양이가 죽었다는 사실에 대해 처음에는 직설적으로 말했다가 '그런 충격적인 일은.. 더보기 유튜브 팝콘각 - 영화 '승리호' 편 오늘은 2092년으로 갑니다. 영화 승리호입니다. 뭐 이렇게 멀리 가? 2100년도 아니고, 어정쩡하게 2092년은 뭐야 그나저나 2092년에 뭐할 것 같으세요? 일흔한 살만 더 드시면 됩니다. 살아있을까... 그때 되면 뭐 우주 여행은 다들 가겠지. 그러니까요. 요즘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한창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스페이스 하니까 오늘 TMI는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에 관해서입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어떤 전쟁, 모험담, 이런 것들을 주로 담고 있는데, 우주 하니까 우리나라에서 흥행한 대표적인 경우 중에 천만 영화 같은 작품이 있지 않습니까. 헌데 우주 영화라고 해서 국내에서 다 흥행하는 것은 아닌 게 방금 말씀드린 나 아니면 같은 종류, 그러니까 깊은 감정선의 드라마가 대두되거나 .. 더보기 드라마 '하백의 신부 2017' 대사 메모 2화(하백) "한 사람이 세상을 망칠 수는 있어도 한 사람의 힘으로 세상을 구할 수는 없어." 3화(염미) "네 말대로라면 그 환자 A씨는 말이야, 속은 여리고 따뜻한 사람인데 그렇지 않은 척 살아온 사람일 수도 있어. 겉과 속이 다른 거지. 자신이 과도한 동정심이나 선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게 싫어서 의식적으로 반대로 행동하려고 하는 건데 내면의 심리와 행동 사이의 괴리감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상상 이상인 거지. 자기 본성이 싫은 데는 다 이유가 있겠지."(민 비서) "세상에는 어떤 사람들의 언어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그런 사람들의 '괜찮아요'는 실은 '안 괜찮다'는 거라든지 '싫어요'는 실은 '좋아요'라든가 '됐어요'는 실은 '도와주세요'라든가."(소아) "내가 그날 밤 그 무모한 달리기를 .. 더보기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 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