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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작진이 출연 배우의 죽음을 애도하는 방식: NBC 드라마 [블랙리스트] 시즌 8 (...) '글렌'과 마찬가지로 그를 연기한 클라크 미들턴 역시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로 사망했다. 드라마 속 '레이먼드'에게 그랬던 것처럼 제작진에게도 이는 갑작스러운 소식이었다. 고민이 생겼다. 그가 해고된 것으로 할까, 다른 지역으로 발령난 것으로 할까, 어디론가 여행을 떠난 것으로 할까? 제작진은 어떤 식으로든 '글렌'의 부재를 드라마 전개 속에서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메인 제작자 존 보켄캠프를 비롯한 스태프들은 결국 드라마 안에서도 그가 죽은 것으로 하여 그를 애도하기로 했다. 상술한 휴이 루이스는 [블랙리스트]의 여러 에피소드를 연출한 감독 커트 쿠엔이 마침 휴이 루이스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었기에 섭외되었다. 클라크 미들턴은 4세 때부터 소아 특발성 관절염을 앓았지만 1983년부터 .. 더보기
나보다 근사한 영화들 기록의 대상이 될 만큼 좋았던 영화들을 찬찬히 열어 보면 거기에는 하나라도 빠져선 안 될 장면들, 그 인물이 바로 그 상황에서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믿어지는 말들, 영화가 아닌 인생의 배경음악이 될 법한 스코어들, 다른 방향과 각도와 거리에서 보는 것을 상상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카메라의 바로 그 시선 같은 게 있다. 영화와 달리 나는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거나 별로 필요하지 않은 글을 쓰거나 생의 유한함을 잊고 게으름을 부릴 때가 많지만 영화들은 그렇지 않다. 끝나야만 하기 때문에 시작된 순간부터 한 프레임도 쉬지 않고 오직 나아간다. 가장 끄덕일 수 있는 방식으로, 혹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있는 그 영화들은 영화가 끝나고 난 뒤의 나를 그 영화를 보기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도록 만든다... 더보기
몸이 기억하는 감각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내 몸이 사라졌다'(2019) 물론 어떻게 만들어내는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어떤 이야기는 그것이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을 택할 때에만 진가를 발휘하는 건 물론 관객들에게도 호응을 얻기도 한다. (2019)을 생각해볼까. 전 세계 극장 수익만 16억 달러를 넘게 거두었고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 후보로도 올랐지만, 정작 작품에 대해 평단은 물론 관객들의 반응도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2010)부터 시작된 디즈니의 자사 애니메이션 실사화 프로젝트의 연장선에서, 역시 1994년작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훌륭하게 옮겨오기는 했지만 비주얼 측면에서 보이는 사실적인 면이 오히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이질감으로 다가왔다. 갖가지 표정을 갖고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애니메이션 속 동물들의 모습이, 뚜렷한 표.. 더보기
신세계아카데미 영화 글쓰기 강의, 그리고 씨네엔드 영화모임 [월간영화인] 신세계아카데미에서 봄학기 강좌로 [오늘부터 쓰는 영화감상]이라는 제목의 글쓰기 강의를 합니다. 4주에 걸쳐 진행되며, 강남점, 스타필드 고양점 일시/장소가 다릅니다. 프로필 링크에 신세계아카데미 페이지를 링크했습니다만, 강좌별 개별 페이지는 없고 지점 선택 및 강사명 입력(김동진) 후 검색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신청을 위해서는 신세계아카데미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강남점: 4/3(토)~4/24(토) 11:00-12:20 스타필드 고양점: 5/2(일)~5/23(일) 14:30-15:50 www.shinsegae.com/culture/academy/index.do 신세계 아카데미 - 신세계백화점 수준 높은 교육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세계 아카데미입니다. www.shinsegae.com 요 몇 달 영화 .. 더보기
프립소셜클럽 - [4회] 영화가 깊어지는 시간 _ 가면서 결정하는 영화들 프립소셜클럽 네 번째 시즌을 온라인(Zoom)으로 재개합니다. 영화를 매개로 취향과 가치관을 나누는 시간들을 기다리면서, '가면서 결정하는 영화들'이라고 부제를 붙여보았어요. 지난 번에는 아카데미 시상식 화제작들을 선정했는데 이번엔 주제를 조금 바꾸었습니다. 각 테마별로 지정한 영화를 미리 감상하고 만나 이야기 나누는 4회차 지정 모임입니다. 네 번의 금요일 저녁 8시입니다. 아래 링크에도 연결해두었습니다만, 프립 웹/앱 메인의 '소셜클럽' 배너를 통해 상세 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1. SF - 픽션과 논픽션 사이의 과학 영화 (2020) - 4/16 20:00 2. 멜로 - 삶을 다시 살게 하는 사랑 영화 (2019) - 4/30 20:00 3. 문학 - 왜 우리는 읽는가 영화 (2019) .. 더보기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2020) 리뷰 두 번째 (...) '제리'는 자신들의 역할이 영감을 주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건 태어나기 전 운명을 미리 설정해놓는 것이 아니라는 뜻과 상통한다. 같은 단풍나무 씨앗도 어떤 이에게는 아무런 의미를 띠지 못한 채 바닥에 떨어지고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앞뒤로 날갯짓하는 광경이 더 오랜 시간 느리게 감각되는 것처럼, 지구 모양의 통행증이 마지막 조각을 완성하도록 이끄는 불꽃도 영혼을 그 영감의 원천 그대로 살게 하지는 않는다. 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인생의 방향을 바꿀 지침이 되고 또 어떤 이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 있듯이. ⠀ 은 토끼굴의 문을 닫고 시작해 어느 집의 문을 열어젖히면서 끝난다. 영화 엔딩 크레디트 말미에는 애니메이션 제작 기간에 태어난 이들(프로덕션 베이비)의 이름을 'Recent you .. 더보기
김동진의 말 00 - "가면서 결정하자고." _ "가면서 결정하자고." (I guess we can decide along the way.) 영화 (2017)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어디를 향하여 이어질지 아는 채로 걸어가는 사람이 있을까. 수 십 수 백 번도 더 가 본 집 앞 편의점과 집 사이의 길이라든지 출근길 지하철역 출구를 나선 뒤부터 회사 앞까지의 길 같은 것이야 알겠지만 그건 누적되고 반복되어 온 경험과 감각으로 인한 것일 테고 인생의 오늘과 내일 사이의 길에 관해서라면 삼천 년 뒤의 일까지도 미리 '기억'하는 영화 (2016)의 '헵타포드' 종족이 되지 않는 한 예지 할 도리가 없다. 나는 헵타포드족이 아니라 그냥 휴먼이어서. 명백히 그건 인간의 한계이자 굴레와도 같은 것이겠지만 지나고 보면 그때는 모르는 채로 일단 걸어보겠다고 생각.. 더보기
어떤 경우에도 훼손되어서는 안 될 진실에 관한 질문: 영화 '모리타니안'(2020) 리뷰 (...) 표면적인 이 서사를 주도하는 인물은 '낸시'와 '스튜어트'지만 영화의 제목처럼 모리타니 사람인 '술라히'의 내면 묘사에 은 가장 많은 공을 들인다. 기소도 재판도 없이 몇 년을 가족과 떨어져 고립되어야만 했던 그에게 과거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관해 몇 개의 시간대를 오가며 세세하게 보여주는 반면 '낸시'와 '스튜어트' 그리고 '낸시'의 파트너인 '테리'(쉐일린 우들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캐릭터의 전사가 축소된 채로 다룬다. (물론 '스튜어트'가 이 일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나름대로 충실히 언급된다.) 에서 현재 시점에 해당하는 장면들은 2.35대 1 화면비율(시네마스코프)이지만 과거 시점에 해당하는 장면들은 딱 한 군데를 빼고 모두 1.33대 1 화면비율이 쓰였다. 시간적 배경 등에 따라 .. 더보기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 영화평론가에 대하여 마침 어제 GV 행사로 동진님을 뵈었기도 하고 평소에 오래 생각해왔던 주제여서 더 눈에 들어왔고 반가웠던 오늘의 파이아키아 영상. 나 역시 영화가 관객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감상과 해석이 중요하듯 글도 '독자가 읽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쉬운 언어만이 좋은 언어인 게 아니라, 쉽거나 어려운 각각의 언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른 가치를 지닌다. 이다혜 기자님의 책에도 이런 말이 있다. "혼자만 아는 세계에 있는 듯 독자를 배려하지 않은 글쓰기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만큼이나 간단하지 않은 내용을 간단하게 '오역'하는 글쓰기도 주의해야 한다. 어떤 글은 역량껏 덤벼들어 읽는 독자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과학과 수학 문제를 풀 때만이 아니라, 문장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꿰는 데.. 더보기
기상청 기관지 '하늘사랑'에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리뷰를 기고했다 기상청에서 발간하는 기관지 3월호에 '마음을 다친 이가 보내는 혹독한 겨울'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6)에 관한 리뷰를 실었습니다. 은 기상청 홈페이지의 자료실 - 기상간행물 페이지에서 PDF로도 보실 수 있어요. ⠀ (...) 겨울 다음에 봄이 온다는 사실 자체가 영화의 모든 걸 결정짓지는 않는다. 날씨가 풀려도 내면은 여전히 혹독한 추위 한가운데 있을지도 모르고 겨울 내내 앓던 마음의 상처들이 눈 녹듯 금세 사라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갈 방법을 찾게 되리라고 는 말해주는 것 같다. 겨울 다음에 봄이 온다는 사실 자체가 영화의 모든 걸 결정짓지는 않는다. 날씨가 풀려도 내면은 여전히 혹독한 추위 한가운데 있을지도 모르고 겨울 내내 앓던 마음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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