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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젠킨스 레이드 소설 ‘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2023) (…) 가십 위주로 유통되기 쉬운 유명인의 이야기에 있어 우리가 진정 생각해야 할 것은 그들에게도 마땅히 삶이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을 전부라 생각하고 흔히 그들이 자신과 똑같이 살며 사랑하고 느끼는 개인이라는 점을 잊는다. 유명하다는 이유로 마치 원치 않는 관심을 마땅히 감내해야만 하는 것처럼 당연시하기도 한다. 깊은 사생활까지 '알 권리'의 잣대를 들이대는가 하면 자신의 관심과 애정이 마치 유명인에게 무슨 말이든 해도 되는 권리를 부여해 주는 것처럼 착각해버리기도 한다. ⠀ 한편으로 에블린 휴고는 자신의 환경을 바꾸고 출세하기 위해 누구보다 상술한 대중들의 관심과 미디어 산업의 어떤 토대를 잘 이용한 인물로 보이기도 한다. 그에게 있어 결혼은 일종의 비즈니스처럼 계산된 면이 있었고 에블.. 더보기
영화 '공작새'(2023) - 변성빈 감독, 배우 해준, 배우 고재현 북토크 (아티스트 모지민 진행) 11월 2일(토) 인디스페이스 - 인디토크(진행: 아티스트 모지민, 참석자: 변성빈 감독, 배우 해준, 배우 고재현)영화 (2023) ⠀ "여자가 되고 싶다고 하지만 나는 사실 그냥 내가 되고 싶은 거야. 사람들은 남자/여자로만 생각해서 이해를 못 하니까 그냥 그렇게 이야기해주는 거야." ⠀ 신명(해준)은 자기만 생각하지 않고 자신과 비슷한 상황 내지 환경에 놓인 다른 이의 안위까지 염려한다. 49재 추모굿을 하게 되는 과정은 스스로의 금전적 필요에서 출발하게 됐지만  속 신명의 여정은 자연스럽게 다름과 차별, 혐오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 작중 왁킹 댄스와 농악의 접목이 인상적인 시퀀스들을 만들어낸다. 굿이 모든 사람을 받아준다고 말하듯, 음악과 춤 역시 사람을 가리지 않고 모두 끌.. 더보기
가상의 세계에서 실제로 살며 교류하는 일: 영화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2024) (...)마츠의 부모는 그가 방 안에서 고립된 일상을 보낸다고 여겼지만 가상의 세계에서 이벨린은 사랑받는 친구이자 든든한 조언자였다. 게임 로그에 남은 그의 문자 언어로 된 대화는 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통해 영상과 음성으로 되살려지며 삶이 지난 뒤에도 이야기가 계속해서 남는다는 진실을 들려준다. 한 사람의 이야기는 누군가의 삶에 흔적을 남긴다. 기억의 형태로 된 그것들은 현실 세계와 게임 속 가상 세계를 구분하지 않는다. 가령 소통에 어려움을 겪던 모자를 게임 속에서 대화하고 포옹하도록 이끌어내는 모습은 조금도 이질적이지 않다.⠀은 신체적 한계를 인식하지 않아도 될 만큼 게임 공간에서 온전히 타인들과 교류하며 일생을 살았던 이를 추모하는 동시에 가족은 물론 '스타라이트' 길드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들의.. 더보기
심규선 콘서트 '요란: Tempest'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공연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신다면 이 글을 패스해주세요.)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규선 님의 이번 단독 콘서트 '요란: Tempest'는 몇 개의 막.. 더보기
한강 소설 '채식주의자' 부분 발췌 1.채식주의자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여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22쪽) "나는 알고 있었다. 아내가 여위는 건 채식 때문이 아니었다. 꿈 때문이었다." (23쪽) "순간, 한번도 들어가본 적 없는 그녀의 머릿속이, 그 내부가, 까마득히 깊은 함정처럼 느껴졌다." (33쪽) "회사에서 주선한 외식 후 사람들은 한동안 나를 미심쩍게 대했으나, 내가 성사시킨 프로젝트가 괄목할 만한 수입을 거둬내자 모든 것이 묻혀지는 듯했다." (39쪽) "네 꼴을 봐라, 지금. 네가 고기를 안 먹으면, 세상사람들이 널 죄다 잡아먹는 거다. 거울 좀 봐라. 네 얼굴이 어떤가 보란 말이다." (61쪽) 2.몽고반점 "그것은 그에게 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의 아내가 그 일요일.. 더보기
이동진 평론가의 영화 '조커: 폴리 아 되'(2024) 관련 평점에 대한 소위 논란에 대해 실제 사람들이 다 그렇지는 않을 텐데, 그런 사람들만 모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왓챠피디아 포함) 댓글을 보면 애초에 다른 관점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고 대화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항상 느끼게 된다. 리뷰와 비평에 대해 아무런 이해도도 없는 사람이 평론가라는 직업에 대해 어떤 사람의 자질에 대해서까지 논하는 모습을 보면 헛웃음이 나오고, 그런 사람들은 흔히 '선민의식'이나 '가르치려 든다', '지적 허영' 같은 어구를 어디서 주워들은 것처럼 사용하고는 한다. ⠀ 댓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응을 기억나는 대로 몇 가지 예시로 들면 이런 것이다. 1) 돈 받아서/특정 감독과 친해서/특정 배우를 좋아해서 억지로 좋게 평가해 주는 것 아니냐. 2) 평론가는 있어 보이려.. 더보기
과연 사람들은 평론가 평점에 맞춰 자기 평을 수정하는가: 왓챠피디아에서의 일부 검증되기 어려운 주장에 대해 이동진 평론가 님이 본인 별점에 대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사람들 반응에 대해 여러 곳에서 자주 언급하시는 게 있는데 요컨대 "그런 사례도 많겠지만 맞지 않는 반대의 사례도 무수히 많다"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에 맞는 사례만 보고 "종교학을 전공해서 관련 영화에 좋게 평가한다" 내지 "한국영화는 어떠하게 평가한다", "별점 5점보다는 4.5점 준 영화가 더 재미있다" 식으로 판단하는 거예요. 영화가 수천 수만 편이고 무수히 다수의 사람들이 보는데 일정한 기준, 일정한 경향성이라는 건 있기 어렵다고 봅니다. 저는 이 건에 대해서도 딱히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실제 별점 분포나 경향성이 '이동진 평론가 별점 게재' 후 바뀐 사례가 많을 수 있는 만큼 그렇지 않은 사례도 아주 많을 것이.. 더보기
영화 '애프터썬'(2022) 재개봉 후기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 누군가의 뒷모습에 드리운 그늘을 읽어내는 일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걸 의 중후반은 잘 보여준다. 의도적으로 영화가 생략하거나 설명하지 않은 것들은 고스란히 관객 각자에게 여운처럼 다가와 짙게 남는다. 캠코더에 담긴 '인터뷰'는 영화 속 현재의 소피가 진정 아빠에게 묻고 싶었을 질문처럼 다가온다. "11살의 아빠는 지금 뭘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요?" 이러한 언어가 다가와 감정적인 여운을 남기는 건 지금 그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인데, 마치 이 '어찌할 수 없었음'을 받아들이는 듯한 연출 하에도 지나온 시절을 향한 연출자이자 작가의 감정은 고스란히 담긴다. 그 순간을 마치 현재인 것처럼 눈앞에 되살려내려는 안간힘과 기억의 오류 내지 한계를 인정하는 무의식 중의 깨달음이 모여 끝나지 않고 계.. 더보기
영화 '베테랑 2'(2024) 짧은 후기 / 롯데시네매 영주 / 추석 연휴 부모님 모시고 1편이 개봉한 2015년과 2편이 개봉한 2024년 사이에도 영화 안과 밖 모두 많은 것이 달라져 있음을 실감한다. 일단 (2024)는 시리즈 기획의 잠재력과 가능성도 보이는 무난한 속편이다. 한층 복잡해진 고민과 시름, 무게감을 이식한 몇 가지의 화두가 여전한 액션 세트들 속에 녹아 있다. 동시에 118분이라는 길지 않은 상영시간 안에 시대상을 반영하고 사회적 정의에 대한 고민을 투영하는 과정은 전편과 유사한 톤을 짐작했을 관객에게는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남용되는 특정 소재와 다각도로 펼쳐지는 화두는 그 자체로 의도와 달리 '서도철'의 캐릭터를 희석시키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점에서 한계를 남기기도 한다. 그렇지만 투박하고 거친 중년의 형사와 동료들이 나아가고자 하는 목표는 결국 확실해진다. "사람 .. 더보기
김형경 심리 에세이 '사람풍경'(2006) (...) 『사람풍경』을 읽으며 분야는 판이하게 다르지만 형식과 장르적인 측면 그리고 책 전반에 대한 감상의 측면에서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곰출판, 2021)를 떠올리기도 했다. 저자의 경험을 '어류'라는 계통 분류에 대해 지나치게 확장해서 적용한 결과 다소 치밀하지 못한 비약에 이르렀다는 인상을 받았던 바 있다. 『사람풍경』  역시 감정을 먼저 분류하고 (예: Chapter 1 - 무의식, 사랑, 대상, 분노, 우울, ... , Chapter 2 - 의존, 중독, 질투, 시기심, ... ) 여행기를 거기에 접목한 책의 구성을 미루어 볼 때 저자가 매료된 정신분석 자체가 먼저이고 거기에 여행지에서의 소회를 도식적 내지 자의적으로 적용한 것이 아닐는지 생각하게 된다. ⠀ 그럼에도 저자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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