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분류 전체보기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2024) 리뷰 (...)내게 이건 꼭 (2019)가 나올 때 '이전 삼부작에서 이미 이야기가 다 끝나지 않았나' 싶었던 기분과도 비슷한데, "이 시리즈의 시작을 "장난감에게 언어를 주자" 같은 착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면 는 "장난감에게도 삶을 주자"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라고 개봉 당시에 쓴 적 있다. 그러니까 시리즈의 범위를 그저 '토이 스토리' 정도로 생각하면 삼부작으로 충분하지만 특히 '보 핍'을 중심으로 누군가(사람)가 주인인 게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 캐릭터로 간주하여 기획은 충분하고도 필연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 루퍼트 와이어트 감독이 시작하고 맷 리부트 감독이 매듭지은 직전 3부작을 '시저'(앤디 서키스)를 중심으로 하여 실험실에 갇혀 있던 유인원이 해방을 그려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면 는 .. 더보기
영화 한줄평과 별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 좋은 영화를 보고 난 뒤 휘발되는 감상과 잔영을 조금 더 오래 붙잡아 두고 싶은 작은 욕심이었다. 영화와 무관한 경영학을 전공했고 읽는 일은 좋아했지만 쓰는 일을 체계적, 전문적으로 배우지도 않았다 보니 내게는 세상 모든 글들이 그리고 그것들을 쓰는 이들이 곧 선생이었다. 여러 시인과 소설가와 기자, 평론가 등의 문장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들처럼 쓰고 싶다고 여겼고 만난 적 없어도 그들은 내게 마음속 선배였다. 어떤 영화에 대한 관객과 기자/평론가들 사이의 온도차가 있을 때, 특히 유명한 평자의 한줄평(혹은 20자 평)이나 별점은 여러 의미로 화제가 된다. 문제는 화제가 되는 계기가 대부분 관객들이 자신들의 평가에 기자/평론가의 그것을 맞추기를 요구하면서 나타나는 반응과.. 더보기
캐시 박 홍, '마이너 필링스' 메모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를 잘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 우리 자신을 잘 믿지 못한다. 그래서 목소리를 너무 크게 낸다고, 자존심이 너무 세다고, 혹은 야심이 너무 과한 게 아닐까 자책한다. 샤마는 그 시에서 자기 가족의 자존심을 이카로스에 비유한다. "보라, 우리가 하늘에 너무 가깝게 솟아올랐다가 어떻게 추락했는지. 추락이 우리를 끝장내지 못할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았을까. 여기 떨어지고, 저기 떨어지고, 비명을 지르며. 오 허세부리디지, 너희 생각만큼 나쁠 리는 없으니.""(47쪽) "이코노미석으로 비행하며 고생해본 사람은 누구나 다오의 상황에 공감했다. 언론은 다오를 "승객", "의사", "사람"으로 지칭했으며, 애초에 그의 아시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쟁점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취급됐다. 이 드.. 더보기
영화 ‘쿵푸팬더 4’(2024) (2024)도 그렇고 (2024)도 그렇고, 시리즈 기획을 장기간 이어나가는 건 국내든 국외든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처럼 미디어 생산과 소비 환경이 급속하게 변한 시기에는 더 그걸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처음부터 몇 부작으로 기획하고 설계한 채로 시작되는 시리즈와 달리 어쩌다 잘 되어서 속편이 계속 만들어지는 경우에는 전편이 했던 걸 반복하거나 혹은 무리수를 두게 된다.⠀뛰어난 속편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는 분명 일정한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다. 빌런인 카멜레온은 '변화'라는 키워드에 대해 주인공과 대비를 이루는 점에서만 의미를 가지고 시리즈를 함께한 익숙한 캐릭터들을 활용하거나 소비하는 방식은 한계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엔딩 크레디트에 삽입된 (잭 블랙의) Tenacious D의 브리트니 스피어스 편곡.. 더보기
세기상사 공시 - 충무로 대한극장 영업종료 소식(9월말) 한때 넷플릭스 영화를 멀티플렉스 3사에서 상영하지 않아 (2017)를 대한극장과 같은 타 영화관들에서 보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던 풍경이 있었다. '충무로'라는 이름이 갖는 상징성 만큼이나 역사가 있는 곳이었지만 이제는 시대의 흐름에 밀려 간신히 명맥만 이어오던 대한극장이 올해 9월부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대한극장을 운영하는 회사인 세기상사의 공시로 보겠다. 1958년 설립, 1968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세기상사는 대한극장을 운영하는 것 외에도 석유판매사업, 문화레저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2023년 기말 기준 자산총계 509억원(부채 239억, 자본 270억), 매출액 313억원, 당기순손실 15억원을 기록했다.(...)https://dart.fss.or.kr/dsaf00.. 더보기
하이브와 어도어 요즘 가장 '핫'한 사안에 대한 단상 기록. 나중에 더 생각나거나 바뀌는 게 있으면 추가로 기록해 두기로 한다. "왜 우리끼리의 시시비비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여론 심판을 받아야 되냐고요. 왜냐하면 여론 심판에서 이겼다고 그게 꼭 참도 아니고요, 졌다고 그게 거짓도 아니에요. 그냥 참과 진실은 그 당사자들만 아는 것이지." (2024.04.26.,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회사에서 경영권 분쟁을 몸소 겪어봤고 상법과 자본시장법(증발공과 외감법도 포함해야 하나?) 관련 밀접한 실무를 경험해 본 입장에선 쉽게 '배임' 같은 단어가 나오는 게 사실 좀 웃긴 일이다. 배임죄가 어떻게 성립하는지 제대로 알기나 하고 말하는 걸까? 회사 소액주주들도 경영진의 배임 어쩌고 하는 말을 쉽게 꺼낸다. 당연히 .. 더보기
마음산책 - 황석희 번역가 특강 (...)그건 단순히 대사나 내레이션을 잘 옮기기만 하면 되는 일이 아니겠다. 예를 들면 (2022)에 인용된 중국 청대의 협사 소설 속 구절과 같은 것을 찾아내는 건 성실하기, 의심하기,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되는 선택과 판단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생각은 바뀔 수 있고 완벽한 정답이 있는 영역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거기 멈춰 있지 않고 나아가는 게 직업인의 자세일 것 같다.⠀번역은 창작에 부수적으로 수반되는 '제2의'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별개의 결과물(2차 창작물)이라는 이야기에 동의했다. 제한된 분량과 길이 안에 외국어 사용자의 발화를 관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확하면서도 뉘앙스를 살려 옮겨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직업의식과 전문성을 토대로,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조율하면서도 창작자의 의도.. 더보기
영화 '에스파: 월드투어 인 시네마'(2024) (...) 공연 실황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일대기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자체로 생각하더라도 앞선 '마이 퍼스트 페이지'는 물론이고 '월드투어 인 시네마' 또한 더 발전될 여지가 많이 보인다. 내게는 다분히 넷플릭스 작품((2017), (2020) 등)이나 극장 개봉 후 최근 디즈니플러스로 공개된 (2023)의 경우가 레퍼런스로 거론될 수밖에 없지만, '에라스 투어'는 최소한의 편집과 특수효과를 제외하면 오직 실황으로서 충실하고 '미스 아메리카나'는 아티스트의 무대 안팎과 일상을 조명하는 역할에 뛰어나다. 팝 시장의 차이와 미디어 제작 및 소비 환경의 차이 등을 감안하더라도, 여러 뛰어난 실황 작품들이 불가피하게도 비교 대상이 된다. (2024.04.13.) ⠀ *CGV 영등포 스크린X관에서 관람. http.. 더보기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2023) (...) 시점 쇼트이거나 그렇게 보이는 장면들을 볼 때 관객은 자연스럽게 그게 누구의 것인지를 찾으려 하게 된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한 오프닝이나 클로징에서 그건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 않거나 혹은 인물이 아니라 (절대적인 측면에서) 영화 자체의 시점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 것들을 고민하는 사이 영화는 주행하는 차량의 (누구의 시점도 아닌) 후방을 몇 번씩 보여주는가 하면 날고 있는 새를 분주하게 따라가기도 한다. ⠀ 요즘은 불편하지 않고 쉽게 이해되어야 마치 좋은 이야기인 것처럼 간주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 같지만, 진정으로 생각할 거리를 가져다주는 쪽은 당혹감을 안기거나 의외성을 내포한 것들이다. 의 후반, 특히 결말부는 꽤나 충격적인 쪽이지만 무심한 듯 숲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첫 장면을 떠올.. 더보기
영화 '이웃집 토토로'(1988) 기상청 5월호 원고를 쓰려고 고른 작품은 인생에도 방학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듯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초기작 (1988). 사츠키(サツキ)와 메이(メイ)는 새 집과 마을 주변을 누비여 마치 '어린 시절에만 나타나는 요정'과도 같은 그 무엇들을 보고 어른들은 주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시시하지 않게 듣는다. 어머니가 아프다든지 집을 지킨다든지 혹은 터널과도 같은 공간을 지나 어떤 숲을 발견한다든지 하는 설정은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이 아니더라도 크게 새로울 것 없지만, 바로 전작인 (1986)나 대부분의 하야오 작품과 비교한다면 이 마을은 작고 소박한 공간이다. 그렇지만 이웃 할머니의 밭에는 옥수수며 오이, 토마토 등 없는 게 없고 아이들의 텃발에도 싹이 난다. 비가 오면 제 우산을 내어주는 소년이 있고, 아.. 더보기

728x90
반응형